X에 렛저(Ledger) 사태로 시끌시끌하다. 콜드카드 사태에 이은 두 번째다. 이번엔 기기 내부에 숨겨진 칩이 있었다.
렛저 사태
그 칩은 기기 케이스 안에서 화면에 표시되는 데이터를 읽도록 만들어졌고, 초기 설정 때 24단어 복구 문구를 해독해 미리 설정된 eSIM으로 LTE망을 통해 외부로 전송했다. 악성 모듈은 케이스 안쪽, 화면 쿠션층 뒤에 숨겨져 있었다.
핵심은 보안칩을 뚫은 게 아니라 화면을 엿봤다는 것.
"어? 내 기기도?"
그래서 당연하게도 드는 생각. "어? 내 기기도?" 최근 구매한 Krux TZT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게 된 것이다.
물론 가능성은 낮다. Ledger는 산 사람이 코인을 넣을 게 확실한 제품이라 노릴 가치가 있지만, TZT는 콜드월렛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AI 카메라 교육용 보드로 팔리기 때문에, 판매자 입장에서는 구매자가 지갑으로 쓸지 알 수 없어서 공격 대상으로 삼기에 비효율적이다. 또 펌웨어는 직접 덮어쓰니까 판매자가 심은 소프트웨어 백도어는 의미가 없다.
하지만 화면이 있는 기기라면 같은 방식(화면 신호 가로채기 + LTE)은 구조적으로 어디든 가능하다. Krux도 니모닉을 화면에 보여주니 말이다.
그래서 뜯기로 마음먹다
X를 뒤져보니, 이미 뜯으려고 알아본 비트코이너의 댓글이 바로 보인다. 망설임 없이 DM을 보냈고, 그분은 친절하게도 자신이 알아온 정보들을 교류해주었다. 이것이 비트맥시의 인성... 너무 친절해.
DIY 커뮤니티에서 한 유저가 올린 해부 사진이 있었다. TZT는 알루미늄 케이스에 나사도 없다. 그래서 디스플레이와 케이스 사이의 접착을 떼어내야 한단다. 방식을 알았으니 이제 할 일은 정해졌다.
다이소에서 뽁뽁이를 사고,
집에 와서 헤어드라이기로 접착제 부분을 무적의 360도로 조져주면서 떼어내면 된다는 거슬~ 알았지롱.
이제 확인해보자
주요 칩
- Kendryte K210 (TKA2249001) — 메인 칩. 정상 각인.
- Winbond 25Q128JWPQ — 16MB 플래시 메모리. Krux 펌웨어가 저장되는 곳이고, K210 보드에 흔히 쓰는 부품.
- EA3036C — 전원 관리 칩(PMIC). Sipeed Maix 보드 등 K210 보드에 흔히 쓰인다.
주변 부품
- 수정 발진자(K210 옆 은색 사각형), 부저(검은 사각형), microSD 슬롯, 버튼 4개(K1~K4), RST 버튼, UART 단자(GND/5V/TXD/RXD), RGB 단자.
- 작은 3~6핀 부품들(K34, Y1, 54FK, 65CP, 7002K 등) — 다이오드, 트랜지스터, MOSFET 같은 기본 부품.
- USB-C 옆 칩 "343P" — WCH사의 CH343P USB-시리얼 변환 칩. "HDM"처럼 보이는 건 WCH 로고이고, 뒤의 E17은 생산 로트 번호. PC에서 Krux를 플래싱할 때 쓰는 정상 부품이다.
- 26.000MHz 수정 발진자 — K210 표준 클럭 주파수와 일치.
- 카메라 케이블 "RH-40MM-GC2…" — GC2145 카메라.
- USB-C 바로 아래 6핀 소형 칩 — 위치상 USB 정전기 보호(ESD) 소자로 보인다. USB 포트 옆에 거의 항상 있는 부품이다.
Ledger 임플란트 특징과 비교
- LTE 모듈: 없음. 셀룰러 모듈은 금속 차폐 덮개가 씌워진 꽤 큰 부품이고 안테나가 필요한데, 보드에 그런 게 없다.
- 각인을 긁어낸 칩: 안 보인다. 주요 칩은 모두 각인이 남아 있다.
- 덧붙인 선이나 수작업 납땜: 안 보인다. 납땜 상태가 공장 생산품처럼 균일하다.
- 화면 뒤: 두 번째 사진에서 LCD 뒷면은 흰색 반사판뿐이고 붙어 있는 건 안 보인다.
결론
안전.
편집증 걸린 비트코이너는 이렇게 해야 꿀잠을 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