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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9

암호화 저장과 한계

NFC 카드, QR, 폰 같은 복잡한 장치들이 얽히고설켜 결국 자물쇠 하나 달린 봉투로 모이는 일러스트

오늘은 하루 종일 클로드랑 "가족 전용 문서 하나를 완벽하게 암호화해서 저장하는 방법"을 놓고 설계를 돌렸다. 결론부터 말하면, 여러 바퀴를 돌고 돌아 결국 이미 갖고 있던 아주 단순한 방법이 답이었다.

1차 시도: NFC 카드 3단계 인증

처음 생각한 건 이거였다. 1차 디스코드 로그인, 2차 NFC 카드를 태그해서 비밀번호 입력, 3차 카드 뒷면의 (암호화된) QR을 읽어서 진짜 비밀번호를 뽑아내는 3단계 인증. 그럴싸해 보였는데, 클로드한테 취약점을 찾아보라고 시켰더니 구멍이 줄줄이 나왔다.

3단계 인증이라고 포장했지만 사실상 "카드 한 장 소유"라는 단일 요소가 두 겹으로 포장된 것에 가까웠다. 폐기.

2차 시도: 에어갭 아이폰

그래서 방향을 바꿔서, 비밀번호가 담긴 QR을 인터넷을 한 번도 안 타는 에어갭 아이폰 안에만 가둬두는 방식을 생각했다. 문서는 age로 암호화해서 디스코드 게이트 뒤에 두고, 그걸 여는 QR 두 개는 오프라인 폰 화면에만 있다가 필요할 때 카메라로 광학 전달하는 식. 이건 확실히 나았다 — 비번이 네트워크를 안 타니까.

그런데 여기서도 남는 문제가 있었다. 에어갭이 지키는 건 "비밀번호를 새지 않게 하는 것"이지, 그걸 실제로 스캔해서 복호화하는 기기(평소 쓰는 폰이나 노트북)까지 지켜주진 않는다. 그 기기가 이미 악성코드에 감염돼있으면, 아무리 완벽하게 에어갭을 해놔도 복호화된 화면이 그대로 새어나간다.

거꾸로도 해봤다가 — 바로 기각

"그럼 반대로, 에어갭 폰엔 암호문+복호화 앱을 두고, 비밀번호는 평소 쓰는 폰에 두면 어떨까?" 하고 뒤집어봤는데, 클로드가 바로 짚어줬다. 암호화에서 진짜 지켜야 하는 건 비밀번호지, 암호문이 아니다. 암호문은 새도 비번 없인 무용지물이지만, 비번이 새면 그걸로 끝이다. 제일 안전한 자리에 제일 안 지켜도 되는 걸 넣어놓은 꼴이었다. 원위치.

결론: 이미 갖고 있던 답

여기까지 하루 종일 돌아다니고 나서 든 생각 — 이미 오래전부터 쓰고 있는 조합이 사실 정답이었다. 프로톤 드라이브에 종단간 암호화로 저장하고, 에어갭 노트북에서 유비키로 age 암호화한 파일을 올려두는 것. 이게 결국 최강이다. 아무 고민할 필요조차 없다.

새로운 걸 설계하겠다고 하루를 썼는데, 답은 이미 내 손 안에 있었다. 가끔은 이런 뻘짓도 나쁘지 않다 — 왜 그게 최선인지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과정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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