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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7

아이폰 앱. 어디까지 믿는가(2)

지난 글에서 '앱 개인정보 보호 리포트' 얘기를 썼는데, 쓰다 보니 더 궁금해졌다. 앱스토어에 뜨는 '데이터가 수집되지 않음'이라는 저 문구, 정말 믿어도 되는 걸까? 내가 직접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완전히 믿기 어려운 이유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방법

결론적으로 '데이터가 수집되지 않음'은 참고 지표 정도로만 보는 게 안전하다. 정말 민감한 앱이라면 앱 개인정보 보호 리포트를 켜두고 몇 주 써보면서 실제 통신 내역을 확인해보는 게 낫다.

실제로 파일 암호화 앱을 확인해봤다

마침 파일을 암호화·보관하는 앱(Encryptor)을 쓰고 있어서 리포트를 열어봤다. api.revenuecat.com이라는 도메인이 하나 찍혀 있었다.

Encryptor 앱이 접촉한 도메인 api.revenuecat.com

RevenueCat이 뭔지 찾아보니, 앱 내 구독·결제를 관리해주는 서드파티 서비스였다. Notion, Blinkist 같은 유명 앱들도 흔히 쓰는 서비스라 그 자체로 수상한 건 아니다. 즉 이 앱에 유료 구독 기능이 있고, 그 구독 상태를 확인하려고 RevenueCat 서버와 통신한 거였다.

'데이터 수집 안 함'과 모순되나

꼭 그런 건 아니다. RevenueCat 통신은 보통 구매 영수증 검증, 구독 상태 확인 같은 기능적 목적이다. 애플 라벨에서 말하는 '수집'은 광고·트래킹·제3자 판매 목적으로 저장되는 데이터를 주로 의미한다. 다만 사용자 ID나 구매 이력 같은 게 서버로 가고 저장되는 건 사실이니, 엄밀히 말해 완전히 '아무 데이터도 안 감'은 아닐 수 있다.

진짜 걱정되는 건 따로 있었다

이 앱은 실제 유료 기능이 있다. 근데 내가 진짜 걱정한 건 구독 정보가 아니었다. 내가 암호화한 파일 자체를 이 사람들이 몰래 가져가는 거 아니냐는 거였다.

가능성을 따져봤다

그래도 100% 확신하긴 일렀다. 리포트는 시간이 지나며 기록이 쌓이는 방식이라, 방금 설치한 시점엔 아직 다 안 찍혔을 수 있다. 파일을 암호화하는 순간, 여는 순간, 저장하는 순간에 다시 확인해봐야 정확하다. 완전 온디바이스 앱이면 애초에 인터넷 연결 자체가 필요 없어야 정상이다.

그래서 직접 테스트해봤다

결론

두 테스트가 의미하는 건 명확했다. 암호화·복호화·파일 이동 전 과정에서 새 도메인이 하나도 안 떴다는 건, 파일을 다루는 동안 외부로 나가는 통신이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완전히 작동했다는 게 제일 결정적인 증거였다. 인터넷 연결 자체가 없는데 암호화·복호화·파일 이동이 다 됐다는 건, 이 핵심 기능이 100% 기기 안에서만 처리된다는 뜻이니까.

내가 암호화한 파일을 저들이 훔쳐가는 시나리오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봐도 된다.

파일을 훔치려면 최소한 인터넷 연결이 필요한데, 오프라인에서 기능이 완전히 작동한다는 건 파일 관련 로직에 애초에 네트워크 코드가 없다는 뜻이다. 유일하게 통신하는 RevenueCat도 구독 확인용이지, 파일과는 무관한 별개 시스템이고.

아주 작은 가능성은 남아있다

이론적으로는 "오프라인일 땐 안 보내고, 온라인 상태가 되면 나중에 몰래 보낸다"는 악의적 설계도 상상은 가능하다. 하지만 이 경우도 결국 온라인 상태일 때 프라이버시 리포트에 그 통신 기록이 남아야 한다. 앞으로 온라인 상태에서 파일 작업을 몇 번 더 해보면서, RevenueCat 말고 다른 도메인이 안 뜨는지 계속 확인해볼 생각이다.

이번 검증 과정이 꽤 만족스러웠다. 파일을 다루는 앱이라면, 이 정도는 한 번씩 확인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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