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란 뭘까. 다들 매일 쓰면서도 막상 물으면 대답하기 애매한 질문이다. 근데 더 중요한 질문이 하나 있다. 세상의 모든 돈이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을까?
아니다. 돈이라고 다 같은 돈이 아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 경화와 연화.
경화 — 쉽게 찍어낼 수 없는 돈
경화(Hard Money)는 공급을 늘리기가 아주 어려운 돈이다. 금이 그렇고, 비트코인이 그렇다. 누군가 마음대로 더 만들어낼 수 없으니 희소성이 유지되고, 그 덕에 시간이 지나도 가치를 잘 지킨다.
연화 — 마음껏 늘릴 수 있는 돈
연화(Easy Money)는 반대다. 공급을 쉽게, 얼마든지 늘릴 수 있는 돈. 지금 우리가 쓰는 원화, 달러가 여기에 해당한다.
문제는 여기서 생긴다. 공급을 마음대로 늘릴 수 있다는 건, 누군가 늘릴 때마다 내가 이미 모아둔 돈의 가치는 조용히 희석된다는 뜻이다. 인플레이션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사실은 내 저축이 누군가의 발행 권한에 의해 천천히 깎여나가는 일이다.
결국 오래 살아남는 건 경화다
화폐의 건전함이란 시간이 흘러도 가치를 굳건히 유지하는 능력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결국 '진짜 돈'으로 오래 남는 건 늘 경화 쪽이었다.
경화는 비트코인이다. 연화는 법정화폐다.
저축 수단으로 뭘 고를지는 각자의 몫이다. 다만 고민은 빨리 끝내는 게 좋다. 연화는 가만히 있어도 계속 끓고 있으니까.